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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청회를 하면 싸움이 날까 걱정입니다.
등록일 2014-05-10 오후 9:26:30 조회수 683
E-mail giewook.koo@gmail.com  작성자 구기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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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지방도시의 공청회를 진행해 달라는 요청을 받아 진행한 적이 있다. 당일 현장에 도착했을 때 군청의 과장은 전날 잠을 자지 못했다고 말을 했다. 이유를 물으니 싸움이 날 것이 빤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과장은 내 손을 잡으묘 제발 싸움만 나게 하지 말게 해달라고 신신 당부했다. 계장 및 담당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대부분의 공청회는 듣는 모임이라는 본래의 의미와는 달리 주최측의 설명회로 진행된다. 간혹 뜻있는 공무원이 있어 공청회의 본래의 취지를 살리려 한다면 설계하는 담당공무원의 마음은 이렇다. 공청회를 잘못 진행하면 다툼이 나고 소란스러워질 터이니 공정한 진행을 해야 할 것이다. 어떤 방법이 있을까? 발언권에 차별이 있으면 안되지 공평하게 2분씩 발언의 기회를 주는 것이 좋겠다. 

 

일견 발언 기회를 공평하게 주는 것은 회의 진행을 도울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현장에서의 상황은 그렇게 돌아가지 않는다.

 

만약 10명이 모이는 공청회라면, 참여자들은 2분의 발언 기회를 얻기 위하여 198분(3시간 18분)을 기다려야 한다. 50명이 참석한다고 해도 98분(1시간 38분)을 기다려야 한다. 지루하기 짝이 없는 시간이다. 운이 좋아 앞자리를 차지했다고 하더라고 자신이 발언하고 나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있어야 하니 괴롭기는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썩 즐거운 것은 아니다.

 

공청회가 시작되고 여닐곱명의 발언이 진행되면 지루함이 약간의 짜증으로 변해간다. 앞서 발언사람들의 발언내용에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것들이 있으며 이는 ‘I am great’을 자극하면서 한 수 가르쳐주고 싶은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다음 발언자가 자신의 생각이나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발언을 하게 되면 자기도 모르게 뭐라 하게 된다. 처음에는 큰 소리가 아니라 혼자말 처럼 시작되었는데, 발언자가 늘어갈 수록 혼자말은 이제 누구에겐가 공격하는 말로 변하기 시작한다.

 

상대를 공격하는 말은 맞 공격을 불러오고, 언성이 커지면서 공청회는 예정했던 방향을 벗어나게 된다.

 

사람들은 자신이 최고라고 생각하며,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의견이 매우 효과적인 문제의 해결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타인의 말을 오랫동안 듣고 있는 것은 그리 유퇘한 일이 아니다. 빨리 자신의 가치있는 말을 전하여 그 우수성을 입증하고 싶어한다. 게다가 이해관계가 직접 걸려있는 경우 타인의 이익 때문에 내가 손해보는 것이 아닌가 불안감을 가지면서 자신의 이해관계가 무엇인지 빨리 말하고 싶고 명확하게 전달되기를 바란다.

 

일반적인 공청회에서 이러한 참가자의 불안을 해소하는 방식을 채택하여 회의를 진해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므로 공청회는 싸움으로 치닫게 되고 이를 담당하는 공무원의 마음은 초조하기 짝이 없다.

 

회의를 설계할 때는 먼저 참여자가 그 회의 주제에 대하여 얼마나 좋은 경험과 훌륭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말하는 시간을 주어야 한다. 또한 그 회의에서 어떤 문제를 다루어야 문제가 해결될 지에 관한 의견도 먼저 들어야 한다. 참여자가 보기에 다루어야 할 이슈가 회의에서 다루어지지 않으면 그는 마음이 답답하고 화가 치밀어 올라 오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 문제를 다루지 않고 어떻게 이 일을 해결할 수 있느냐는 생각을 강하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 생각은 잘못된 것일 수도 있지만 참여자 대부분 그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으므로 그 것을 회의에서 다루어내지 않으면 회의는 곤란한 지경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사례에서 설명한 모든 회의는 소그룹으로 편성되어 진행되었다. 이것은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 2분의 발언을 위하여 198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을 바꿀 수 있다. 전체 그룹에서 발언하기 전에 6명의 소그룹에서 발언을 하게 하면 2분씩 발언하는 경우 고작 10분만 기다리면 된다. 이는 자신이 2분을 발언하기에 기꺼이 기다려 줄 수 있는 시간이다.

 

10분도 길다면 옆사람과 마무보고 대화를 시작하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다. 둘이 대화하는 것은 서로 주고 받으며 말을 하게 되므로 자신 계속 발언하는 것과 효과가 같다. 따라서 100명 전원이 발언하는데 단 1분도 기다릴 필요가 없게 된다. 이렇게 한 번 자신의 생각을 쏟아 놓고 나면 참여자의 마음은 후련해지고 다음 순서로의 진행에 흥미를 가지고 참여하게 된다. 그리고 둘의 대화를 소그룹에서 공유하게 하고 소그룹에서 공유한 내용을 다시 전체 회의에서 공유하게 하면 아주 짧은 시간에 많은 의견과 아이디어로 회의 공간을 가득 메우게 된다. 

 

회의가 잘 진행되도록 하는 데는 발언 내용이 모두에게 잘 보이도록 기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사람들은 자신이 낸 의견이 제대로 다루어지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말로만 진행되는 회의에서는 자신이 한 말이 잘 처리되고 있는지, 앞으로 언제 쯤 처리될 것인지 불안감을 가지게 된다. 

 

만약 자신이 제시한 의견의 핵심 차트에 기록되어 잘 보여지고 있다면 그 참여자는 자신의 말이 경청되고 있다는 것을 느낄 뿐더러 앞으로 잘 처리될 것이라는 안도를 하게 된다. 그리고 설사 잘못 처리되더라도, 내용이 잘 보이도록 적혀 있으므로 그 것을 잘 처리해달라고 말하기가 편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안심하게 된다.

 

회의를 소그룹으로 편성하고, 발언의 순서를 2인 - 소그룹 - 전체 그룹으로 진행하며, 발언의 내용을 적어가면서 하는 것 만으로도 공청회는 상당히 개선된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다.

 

이러한 방식에 대하여 깊이 있게 다루는 영역이 퍼실리테이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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