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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퍼실리테이터는 강요가 아닌 경험을 선물해야 한다

2022/03/30


출처 : https://theindigo.co.kr/archives/31067



최근 장애인 이동권 보장 등을 촉구하기 위해 장애인단체가 출·퇴근길에 시위를 하고 있다.

역삼에서 사당까지 지하철 2호선으로 10분 정도면 이동이 가능한데, 지난 목요일 퇴근길 지하철 시위 때문에 30분 정도 더 걸렸다.


반복되는 시위로 인해 불편함을 경험하는 일이 반복되자, 비판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나 역시 다른 일정으로 이동하고 있는 상황이라 시위 때문에 지각을 하게 되었지만, 나는 하나도 분노하지 않았다.

사실, 낑기는 지하철에서 ‘꼭 그들의 이동권이 보장되었으면 좋겠다’라고 속으로 응원했다.


내가 심성이 곱고 착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한 것은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착하기도, 나쁘기도 하다.

본인이 바라보는 관점과 맥락에 따라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할 뿐이다.


내 주변에 국가가 사회적 약자로 인정하는 정도의 등급을 가진 장애인이 없기 때문에나는 평소에 장애인 분들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지지도 않았고, 잘 몰랐다.


그러다, 3월 20일 “어둠속의 대화” 전시회를 다녀오면서 시각장애인분들이 살아가는 세상을 경험하게 되었고, 이는 나에게 장애인 분들에 대한 관심의 확장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어둠속의 대화 포스터



100분 동안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환경에서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시각장애인 분들이 경험하는 세상을 전시회 형태로 참여하였다.

소리로 일행을 찾는 경험을 하기도 하고, 여행을 떠나기도 하였다. (자세한 내용은 스포로 생략)


무튼, 나는 100분 동안 시각장애인 분들이 살아가는 세상을 경험할 수 있었다.

그 경험이 너무 강렬해서 며칠 동안 머릿속에 그 느낌과 기억이 맴돌았다.


우리는 보통 기억을 떠올릴 때, 특정 시각적인 장면을 많이 떠올린다.

이번 전시회에서 인상 깊었던 기억은 시각을 경험한 것이 없어서 그 당시의 소리와 느낌만 떠오른다.

신선한 경험이었다.


그러면서  ‘내가 만약 시각장애인이 된다면 어떨까?’라고 생각이 들었고, 예전보다 더 무서웠다.

그런 생각이 드는 찰나에 장애인 단체의 시위를 마주하게 되니, 난 속으로 응원하게 되었다.


만약에 내가 ‘어둠속의 대화’ 전시회를 경험하지 못했다면, 다른 평범한 시민들처럼 연착되는 지하철에 짜증이 났을 것이다.

장애인 단체 시위로 인해 지하철이 연착되어 지각하는 일이 발생하고, 그것에 분노를 하는 사람들이 나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너무 당연하다. ‘내 일이 아니기 때문에’


남 일과 나의 일의 경계는 경험이다.

어떤 것을 경험하게 되어, 느끼고 생각하게 된다면 그것은 자연스럽게 나의 일이 된다.


-


다양성이 존중되는 요즘 과거보다 훨씬 다양한 경험들이 존재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다양한 경험들이 공유되지 않은 채 공존하기 때문에 갈등의 요소가 된다.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인 조직에서 너무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갈등도 많다. 시니어와 MZ세대 간의 갈등이 대표적이다.


시니어가 경험한 세상과 MZ가 경험한 세상은 다르기 때문에 서로 바라보는 관점이 다른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서로 이해해달라고 강요하고 있다.

시니어는 꼰대처럼 회사의 미션과 비전을 이해하라고 강요하고 있으며, 철없는 MZ사원은 퇴근 시간이라며 업무가 마무리되지 않았는데 칼퇴를 한다.


뿐만 아니라 조직에서는 다양성으로 인한 갈등이 존재한다. 앞선 사례를 통해 바라볼 때, 조직에 필요한 것은 조직 구성원들이 느낄 수 있는 공통의 경험이다.

장애인을 배려가 필요한 것은 너무 자명하면서도, 지하철 시위에 시민들이 분노하고 있는 것은 공감대 없이 강요받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조직의 미션과 비전을 외우도록 강요받는 것보다 자연스럽게 미션과 비전을 느끼는 경험이 필요한 것이다.


업무환경에서 자연스럽게 경험하고 녹아드는 것이 가장 최선이지만, 때로는 조직의 효율적인 목적달성을 위해 워크숍 형태로 이벤트를 만드는 것도 필요하긴하다. 강요가 아닌 경험을 선물하는 것이 올바른 퍼실리테이터이다.


자칫 잘못 설계하면 사람들을 괴롭히는 워크숍을 만들어 오히려 거부감이 생기가 하는 워크숍을 만들 수 있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구성원들이 서로 공감할 수 있는 '필요한 경험'이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 더욱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공존하는 세상에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기 위해서는 공통의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들이 많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리고, 서로에 대한 이해를 '강요'가 아닌 '촉진'이 되기 위해서는 퍼실리테이터의 역할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퍼실리테이터는 본질을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진정한 퍼실리테이터라면 다양성이 공존하는 세상에서 충돌하는 경험들의 본질을 파악하고, 조율할 수 있어야 한다.


원문 https://brunch.co.kr/@debeceaa11f54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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