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MZ세대는 왜 회사에서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는가?
2022/04/12MZ세대는 왜 회사에서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는가?
자신의 주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수평적인 조직문화가 중요하다.
요즘 MZ세대가 조직의 중심이 되어가고 있다.
아직 회사의 관리자는 X세대인 경우가 많아 MZ 구성원과 충돌하는 일이 잦다.
X세대 입장에서는 MZ세대 구성원들이 조직의 느끼는 몰입감과 소속감이 너무 낮다고 생각된다.
"요즘 젊은 얘들은 애사심이 없어"
"팀장도 저렇게 행동하는데, 아래 얘들이 뭘 보고 배우겠어"
이를 해결하고자, 많은 조직에서 구성원의 업무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핵심가치 내재화 워크숍'을 진행한다.
조직의 소속감과 업무 몰입도가 낮은 이유는 조직의 비전, 미션, 핵심가치 등 조직의 가치가 충분히 공유되지 않았다고 생각해서 그렇다.
과거 일방적으로 지식을 주입을 받는 세뇌식 교육이 익숙한 X세대 입장에서는 '핵심가치 내재화 워크숍'은 굉장히 민주적이고 혁신적인 방식이다.
조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라고 강요하지도 않았고, 스스로 가치를 찾을 수 있도록 결정이 열린 자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MZ세대에게 그전에 한 가지 의문이 있다.
"돈 벌기 위해서 직장을 다니면 안 되나요?, 반드시 조직의 핵심가치를 가지고 있어야 하나요?"
X세대 입장에서는 그래도 함께 수평적으로 만들어 보려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인데,
MZ세대의 이런 피드백은 X세대를 참 힘 빠지게 만든다.
MZ세대는 너무 배부르게 자란 세대라서 간절함이 없는 존재일까?
출처: 서울대학교 유튜브: [샤로잡다] MZ세대가 쏘아올린 성과급 논란, MZ가 말하는 공정은 무엇인가? 신재용 교수
그렇지 않다.
MZ세대가 본격적으로 사회에 진출한 2008년부터 현재까지 살펴보면 GDP 성장률이 3%를 넘지 못하는 저성장 시대에 살아왔다.
과거, X세대가 한 조직에서 구성원으로서 열심히 기여하며 조직의 성장이 개인의 성장으로 이어지던 시대와는 전혀 다른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과거보다 조직이 성장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조직의 성장과 개인의 성장을 함께 결부 지으려는 시도는 MZ세대 입장에서는 리스크가 너무 큰 전략이다.
따라서 MZ 세대들은 직무 중심으로 자신의 전문성을 만드려고 하며, 자신이 시장에서 얼마나 가치 있는지 평가받고 끊임없이 개선을 시도한다.
저성장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 바뀐 것이다.
출처: 블라인드 게시판
오죽하면, 일 못하는 사람 좋은 상사보다 일 잘하는 꼰대 상사를 MZ세대는 훨씬 선호한다.
그만큼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성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때문에 늘 나 개인의 성장이 중심이다.
MZ세대는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와 적당히 거리를 두면서 지내는 것이 아니라,애당초 회사와 나를 일치시키려고 생각한 적이 없다.
언젠가는 다른 회사로 이직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두었기 때문에 회사일이 곧 내 일이 되는 것은 아니다.
내 역할과 책임을 다하면 될 뿐, 그 이상을 기대하기는 것은 부담스럽다.
출처: 잡코리아 설문조사
사실, MZ세대는 소속감보다는 연대감 형태로 적당히 느슨한 관계를 더 선호한다.
연대감으로 갖으며 구성원과 좋은 경험이 쌓여가며 몰입도가 높아지게 되면 소속감을 원하기도 하지만, 처음부터 구성원이 되었다고 해서 바로 소속감을 갖으려고 하지는 않는다.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MZ세대는 한 곳에 올인하기보다는 다양한 형태로 연대하는 방식으로 세상과 관계 맺으며 살아간다.
인스타 해시태그, 온/오프라인 살롱, 취미활동 모임 등
MZ세대에게는 다양한 플랫폼 활용하여 연대하는 방식의 관계 맺음이 익숙하다.
출처: 프립/문토 어플리케이션 페이지 캡처 이미지
비슷한 관심사, 성격, 가치관을 갖은 사람들을 쉽게 만나서 쉽게 관계를 맺을 수 있다.
가볍게 취미 공유를 하기 위해 만난 모임에서 뜻이 잘 맞아 함께 비즈니스를 만들기도 한다.
비즈니스까지 확장되지 않더라도, 비슷한 직무를 갖은 사람끼리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성장 모임'의 형태도 운영되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 회사보다 더 높은 소속감을 느끼기도 한다.
MZ세대에게 이런 모임이 매력적인 이유는 크게 2가지이다.
1. 수평적인 관계 속에서 자신의 주체성을 드러낼 수 있다.
2. 비교적 쉽게 만나고, 모임을 원하지 않으면 쉽게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다.
코로나로 인해 재택근무 위주로 업무를 진행한 요즘에는 특히 회사 동료들과 친숙함을 느끼기 더 어려워서 이런 소셜 모임에서 소속감을 더 크게 느끼는 경우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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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회사에서 MZ세대가 소속감을 갖도록 하는 일은 사실상 고리타분한 일이 된 것일까?
MZ세대들이 소속감을 원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사회적으로 어딘가에 소속되고 싶은 욕구를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다.
다만, 자연스럽지 않은 '억지 탠션' 형태로 소속감 및 몰입감을 강요하는 것을 싫어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조직에서 MZ세대가 자연스럽게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살롱, 모임의 형태를 참고해보면 그 답을 찾을 수 있는데, 수평적인 환경에서 업무를 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MZ세대가 회사의 일과 삶을 분리하며 워라벨을 추구하는 이유는 일이 기본적으로 재미없기 때문이다.
일에서 자신의 주체성을 찾기 어렵고, 어차피 상사가 시켜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합의된 노동시간만 일을 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취미 활동을 공유하는 모임처럼 조직을 완전히 수평적으로 운영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따라서, 회사에서 수평적인 조직을 현실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3가지가 중요하다.
1. 진정성
회사에서 수평적인 문화를 만들기 위해 진심으로 노력하고 있음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며 신뢰를 쌓아야 한다.
이때, 보여주기 식의 'CEO와 소통 간담회'와 같이 1차원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다.
MZ세대가 바라는 것은 진정성 있게 소통하며 자신의 의견이 반영되는 것을 통해 주체성을 느끼는 것이지 소통하는 척하는 쇼통을 원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진정성 없이 수평적인 척을 하는 문화는 오히려, 잘 이루어지고 있는 조직의 긍정성 마저 평가절하하게 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정말 수평적으로 운영하려는 진정성이 중요하다.
2. 명확한 의사결정 자율권의 범위의 제시
진정성과 연관된다.
수평적인 조직이라면 의사결정을 구성원이 직접 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소통을 통해 의사결정을 한다면서 상사에게 결정을 공유받고, 확인받아야만 의사 결정을 진행할 수 있다면 사실상 상사에게 결제받는 시스템과 다르지 않다.
이런 과정을 몇 번 반복하게 되면, 상사에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기보다 과거처럼 상사가 원하는 방향을 찾아서 업무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게 된다.
상사에게 맞춰주면 당장 일을 진행하는 데에 스트레스가 없으며 일이 진척되기 때문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구성원은 자신이 주체적으로 일을 진행했다고 느끼기 어려울 것이며 그에 따라 일의 몰입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이 경우는 의사결정을 진행하는데에서 자율권의 범위를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아 생기는 문제이다.
KOOFA에서 퍼실리테이션 교육을 할 때, 늘 강조하는 부분이며 예시로 많이 활용한다.
학생들에게 축제와 관련된 회의를 진행하라고 권한을 위임한다면, 모든 것을 열어두는 것이 아니라 도출된 결과를 꼭 실행할 수 있을 정도로 범위를 제한해서 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축제를 위해 학교에서 예산 100만 원이 최대로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니 이 부분을 감안해서 회의를 진행해달라고 사전에 공유하는 것이다.
창의적인 기획을 기대한다고 해서 잔뜩 꿈을 기대하며 평소 보고 싶었던 연예인을 부르는 축제를 기획했는데, "그건 예산 문제로 어려워"라고 답변이 돌아온다면 학생들은 실망하고 좌절할 것이다.
회사의 업무도 마찬가지다.
수평적으로 맡길 수 있는 범위에서는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범위를 제한하고 의사결정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만약, 조직의 입장에서 구성원에게 결정을 맡기는 것이 불안하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 만큼의 자율권을 부여한 상태에서 시작하여 점점 넓혀가는 방식으로 확장하면 된다.
"일단 어떤 의견을 내보는지 들어 보겠다. 그런데, 들어보니 이것은 타당하지 않은 의견으로 보인다"라고 피드백하는 것은 소통하는 척하는 결제 시스템이다.
3. 애자일한 팀 형태
소셜 모임에 부담 없이 나갈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부담 없이 접근해서 부담 없이 퇴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직도 팀 구성을 애자일 하게 할 필요가 있다.
팀이 경직되어 구성될 경우 팀원의 합이 잘 맞을 경우에 효율을 극강으로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인간관계가 힘들어 퇴사를 고민하게 된다.
부서이동을 고려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그것은 가벼운 이동이 아니다.
심지어 인사팀과 어렵게 면담을 통해 팀을 이동했는데, 더 안 맞게 되면 정말 최악이다.
따라서, 프로젝트 단위로 팀이 애자일 하게 구성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지금 팀원이 다소 안 맞다고 느껴도 조직을 당장 이탈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다.
팀의 분위기가 리더의 역량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부는 아니다.
리더의 조직에서의 입장, 각 개인의 환경, 구성원들 간의 케미, 회사의 분위기 등 다양한 요소가 역동적으로 작동하여 팀의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좋고 나쁜 조합은 없다.
팀원이 애자일 하게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있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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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무리 중에서 특히 더 정감이 가고 의지하는 집단이 누구에게나 있다.
MZ세대에게 그곳이 반드시 회사일 필요는 없는 것이다.
물론 나에게 정감이 가고 소속감을 가지고 싶은 곳이 회사가 된다면 일이 재미있어지고, 삶의 의미가 풍요로울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평적인 문화에서 자신이 주도적으로 일을 하며 성취하는 맛을 통해 의미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회사에 구성원으로서 주인의식을 가져라!"라고 외치는 것보다
자연스럽게, 조금씩 회사의 주인이 되어가는 것이 더 현시대에는 적절하다.
세대가 변화하며 관점도 같이 자연스럽게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