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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 [한국의인물 - 조직 문화 혁신 기업 부문] 구기욱 ㈜쿠퍼실리테이션그룹(KOOFA) 대표

2022/06/20

조직개발의 ‘오아시스’ 그룹


업무 환경이 디지털화되어감에 따라 퍼실리테이션(facilitation)의 중요성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구성원 개인의 입장도 날이 갈수록 더욱 첨예하게 갈라져 갈등과 대립이 심화되고 있지만, 시대적 흐름상 ‘융합’이 필수적으로 동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퍼실리테이션의 시대적 압박이 암묵적으로 다가오고 있음에도 많은 이들이 퍼실리테이션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1세기 업무 환경의 핵심 딜레마이자 조직 미래의 명운(命運)을 위한 피할 수 없는 흐름인 퍼실리테이션의 길을 열어가고 있는 구기욱 ㈜쿠퍼실리테이션그룹(KOOFA) 대표를 이슈메이커가 찾아가 보았다.





소통을 통해 조직의 숨은 위대함을 발견하다

퍼실리테이션(facilitation)의 어원을 보면 ‘쉽게 만든다’는 뜻을 갖고 있다. 여기에서 쉽게 만드는 것은 집단 구성원, 혹은 집단 간의 소통과 협력이다. 다시 말해 퍼실리테이션은 사람들 사이에 소통과 협력이 활발하게 일어나 시너지가 생기도록 도와주는 행위이며, 이런 행위를 이끌어내는 사람을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라고 부른다. 

  퍼실리테이터가 조직 사회에서 담당할 수 있는 역할은 무수히 많다. 브레인스토밍은 물론 팀 빌딩, 부서 간 협력증진, 참여적 전략기획, 지역사회 개발, 갈등해소와 화합, 정책합의 등이 그것이다. 이처럼 쉬워 보이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일들을 대화와 소통, 그리고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긍정성을 통해 해결해나가는 퍼실리테이션 회사가 있다. 수평적 조직문화를 전파하는 ‘조직 민주주의자’를 자청한 구기욱 대표를 필두로 대한민국 퍼실리테이션의 우수한 역량을 세계에 알려 나가고 있는 이들이 모인 ㈜쿠퍼실리테이션그룹(이하 KOOFA)이 바로 그들이다. 국내 최초로 국제퍼실리테이터협회와 한국퍼실리테이터협회의 인증을 모두 받은 ‘퍼실리테이션 양성과정 - 이니셔티브’를 중심으로 조직의 숨은 위대함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 조직개발 컨설팅 전문 그룹인 이들의 이야기를 담아본다.



KOOFA의 퍼실리테이터들은 ‘모든 의견은 동등하고 귀중하다. 그리고 사람은 누구나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는 점을 기조에 두고 출발한다.

ⓒ ㈜쿠퍼실리테이션그룹(KOOFA)

 


공직 출신 사업가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창업 동기가 궁금합니다.

  “창업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았던 삶을 살아가고 있었던 평범한 공무원이었습니다. 행정안전부에서 10년, 지방자치단체에서 10년 정도 몸을 담고 있었지요. 공무원이라는 조직 내에서 저는 혁신을 담당하는 부서에 자원하여 근무하였고, 이 과정에서 퍼실리테이션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됩니다. 공무원이라는 조직을 더욱 효과적인 조직으로 성장시키고자 내부에서 부단한 노력을 하던 과정이었죠. 하지만 쉽지 않은 길이었습니다. 저의 미약한 힘으로 거대한 공무원 조직 전체를 바꾸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이죠. 마침 그 시기에 외부 퍼실리테이션 관계자의 강연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오랜 고민 끝에 요청을 수락했습니다. 항상 외부로부터 수혜(受惠)를 받는 입장에서 오히려 반대의 입장이 되어버린 것이죠. 쉽지 않았지만 최선을 다했고, 요청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습니다. 이때 문득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 생각은 ‘정부보다 조금 작은 곳에서 작은 성공을 만들어내 이를 확산시키면 어떨까?’라는 막연한 생각이었습니다. 그 길로 창업을 준비하기 시작한 것 같네요”


 


주변에서 반대는 없었나요?

  “물론 반대가 더 심했죠. 하지만 저의 뜻을 꺾지는 못했습니다. 공직의 사명(使命) 중 하나가 ‘민간 기업이 일을 잘하도록 돕는 것’이잖아요. 이는 반드시 공직사회에 속한 상태로 해야만 하는 행위는 아니라는 판단이었습니다. 이 사회 밖으로 나가 이들을 더욱 잘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나의 사명에 더욱 충실할 수 있는 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었죠”


 


막상 창업을 하니 공직생활과 많은 차이가 있었을 것 같습니다.

  “공직 사회와 민간 조직의 본질은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공직 사회도 국민들에게 행정서비스와 같은 가치를 지속해서 제공해주고 어떠한 표준을 제시하거나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시해야 하죠. 이러한 활동에 국민들이 만족을 하면 기꺼이 세금도 내고 불신과 불만이 사라지게 되죠. 민간 조직에서의 비즈니스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치를 제공해주고 그에 대한 대가를 받는 행위 자체가 너무나 당연한 것이죠. 그래서 창업 후 저에게 커다란 변화가 생긴다거나, 대단히 큰 위기나 부침은 없었던 것 같아요.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크게 와 닿을 수도 있고, 작게 느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끊임없이 가치를 제공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 그것은 제가 공직에 있을 때나 창업을 한 이후에나 변함이 없습니다”


 


유형의 제품이 아니라 무형의 지식을 전하는 일이다 보니 성장해오며 애로사항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KOOFA는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입니다. 이것이 눈에 보일 수도 있고, 보이지 않을 수도 있죠. 판단은 수요자들이 하는 것입니다. 사실 KOOFA에서 제공하는 전문지식 서비스에 대한 가치를 우리 스스로가 높게 평가해 가격을 최대치로 올린다면 수익이 늘고 이윤이 생겨 이에 대한 재투자를 통해 빠르게 기업을 키워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떠한 성장에도 변곡점이 있기 마련이기에 이에 대한 리스크 매니지먼트는 반드시 수반되어야 하죠. 어떻게 보면 굉장히 보수적인 모습일 수도 있지만, 기업가로서 내려야 하는 필수적인 판단 중 하나라고도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저의 판단에 책임을 지고자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창업 후 지난 7년간 매주 화요일 오전 6시 30분에 세미나를 개최합니다. 제가 직접 주관하는 세미나이기에 저는 이를 준비하기 위해 주말을 쏟아 세계의 탑저널 논문을 읽습니다. 탑저널 논문해설 팟캐스트인 ‘직지심공’ 역시 같은 맥락입니다. 고집스럽지만 이를 통해 저와 KOOFA에는 지식의 축적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수요자들 앞에서 항상 새로운 이야기를 할 수 있고, 더 깊이 있는 자문을 전할 수 있는 능력들이 계속 커지게 되는 거죠. 이는 자연스레 비즈니스의 기회도 늘어나게 합니다. 결국 기업의 리스크 매니지먼트를 아주 깊고 꾸준하고, 폭넓은 학습으로 해나가고 있는 것이죠. 지식의 축적이 기업의 안정적인 성장과 유지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퍼실리테이터로서 조직개발 컨설팅을 진행하며 가장 중점을 두는 포인트가 무엇인가요?

  “사람 내면의 ‘긍정성’입니다. 긍정성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키’입니다. 반대로 문제 해결의 가장 큰 적은 ‘부정성’이죠. 문제가 발생한 집단이나 개인을 부정적인 눈으로 바라본다면 결코 그 문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저는 부정적인 상황에 놓여있는 조직이나 개인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있습니다. ‘모든 의견은 동등하고 귀중하다. 그리고 사람은 누구나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는 점을 기조에 두고 출발을 합니다”


 


코로나 펜데믹으로 많은 변화가 생겼을 것 같습니다.

  “사실 코로나 초기에 굉장히 많은 퍼실리테이터들이 당황하고 동요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우리 직업이 사라지는구나’라는 우려를 했을 정도였죠. 게다가 언론에서는 ‘코로나 이전의 시대는 돌아오지 않는다’라는 기사를 쏟아냈죠. 하지만 제 생각은 달랐습니다. 세상에는 항상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이 있는데, 우리는 변하지 않는 부분을 더 많이 다루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결론은 ‘소통’이었습니다.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에서든 결국 사람들이 만나고 비즈니스를 영위하려면 소통은 필수적인 사안입니다. 바뀐 것은 소통을 온라인 매체에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하느냐입니다. 소통의 기본 원리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퍼실리테이터들의 역할은 지금도 달라지지 않는 것입니다. 오히려 새로운 소통의 창구를 기존 퍼실리테이터들이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다만, 새로운 온라인 환경에 대한 문턱을 누구도 넘어본 사람이 없었기에 어색하고 불안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KOOFA는 이 문턱을 넘어가고자 과감히 2020년 12월에 리모트 컨퍼런스를 개최하게 됩니다. 700여 명이 참여한 컨퍼런스였고,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었습니다. 어색과 불안의 요소를 잠재울 수 있는 첫 번째 문턱을 넘었고, 결국 변한 것은 ‘새로운 하나의 툴 추가일 뿐’라는 점을 증명해냈습니다”




기존 퍼실리테이션의 방법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퍼실리테이션 자체의 의도가 매우 선하고 사회적 가치를 지향하기에 훌륭한 활동이지만,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간혹 퍼실리테이션의 한 기법과 도구만을 잘 포장해 전달하는 기능적인 부분에 치우친 활용이 있습니다. 사실 기능적인 부분 외에 퍼실리테이션이 어떤 본질을 가지고 있으며, 그 본질을 기반으로 상황에 맞는 새로운 기법을 만들어낼 수 있게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상황에 따라 적용하고 융합시킬 수도 있어야 하는데 말이죠. 그래서 퍼실리테이션에 대한 보다 완성된 교육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도구와 기법만이 존재하는 교육이 아니라 철학과 윤리, 이론과 스킬이 겸비된 교육이 말이죠. 


  더불어 회의를 없애거나 맹목적으로 줄이려고 하는 방법 역시 저는 그다지 반갑지 않습니다. 협업을 위해 소통은 필수인데, 이 소통의 장이 되는 회의는 반드시 존재해야만 합니다. 회사의 백년대계(百年大計)를 설계하는데 끝나는 시간을 정해 놓거나, 서서 하는 회의, 30분 회의라는 접근은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압니다. 자료를 미리 학습하고 와서 시간을 줄여보자는 방식도 회의의 본질을 외면한 효과 없는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요령주의적 접근’이라고 저는 표현을 합니다. 정말로 필요한 회의는 생산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퍼실리테이터의 접근이 필요하고, 필요 없는 회의, 답이 정해진 회의를 줄여나가는 것이 핵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어떠한 계획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협업, 자발성, 리더십에 집중해나갈 것입니다. 조직 내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을 주도하는 리더들을 위한 훈련 프로그램을 올 하반기 론칭하고자 합니다. 나아가 저의 지론인 ‘내탓남덕’, 다시 말해 자신을 탓할 줄 알고, 주변 사람들을 인정할 줄 아는 인재들과 함께 그들이 ‘잘 살아갈 수 있는 회사’를 만들어나가고자 합니다. 회사에서의 일도 그들에게는 자신 인생의 일부이기에, 그들이 인생을 값지게 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궁극적으로 KOOFA의 퍼실리테이션 기법을 수출해 대한민국의 지적 우수성을 알리는 데도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조직개발의 오아시스’로서 소임을 다해갈 KOOFA의 도약을 주목해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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