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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사일로, 현명하게 이용하기

2020/03/31

사일로, 현명하게 이용하기





Silo, 무엇인가요?


Silo는 부피 있는 재료들을 보관하는 원통 형태의 긴 저장고에서 유래한 단어로, 사회 혹은 조직 속 그룹들이 서로 분리되어 소통하지 않는 것을 ‘사일로’에 빗대어 표현합니다.



사일로, 왜 다뤄야 하나요?


우리가 살고 있는 복잡한 세상을 이해하고, 다루려면 수 많은 정보를 분류하고 구조를 만들어 질서를 부여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라면서 나와 비슷하거나 다른 것부터 사회 속에 내재된 수많은 분류들을 내재화하게 됩니다.

사일로는 이러한 분류들 속 자연스럽게 생겨나 효율성을 높이고 전문화와 발전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지만, 동시에 싸움과 낭비를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정보의 흐름을 방해해 리스크를 지게 되거나, 정보 병목 현상을 만들고, 혁신을 억제하며, 사람들의 시야를 좁게 하고, 맹목적 행동을 나타나게도 합니다.

2006년부터 2012년까지 소니의 CEO를 역임한 하워드 스트링거가 이야기 한 “저희 집에는 소니의 전자기기가 35개 있습니다. 배터리 충전기도 35개 있고요”는 사일로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소니는 워크맨으로 휴대용 음악 재생기에 혁신을 가져왔고, 음악 레이블이 있는 소니엔터테인먼트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각 사업부가 협력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일하는 사일로 문화 때문에, 휴대용 음악 재생기 시장의 패권을 애플의 아이팟에게 빼앗겼습니다.


애플 성공의 핵심은 모든 팀이 단일 손익구조 아래 통합적이고 유연하게 하나의 조직이 되도록 한 데 있으며, 이를 통해 제품간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어 다양한 혁신을 이루었습니다.


사일로를 통한 혁신은 공공 분야에서 사회 수준으로도 이뤄졌습니다. 마이크 플라워스와 존 파인블랫은 2500개의 직군이 있는 뉴욕 시청에서 사일로를 넘은 데이터 활용으로 공공의 이익을 만들어냈습니다. 소방국과 건축국의 주택 화재와 불법 개조 신고에 관한 데이터, 재무국과 조사국의 세금 체납과 주택담보대출 체납 정보, 건축국의 1938년 이전에 지어진 부동산 목록 등 분산되어 있던 데이터를 수집, 통합해 통계 모형으로 결합하자, 주택 화재와 불법 개조 발생률이 현저하게 높은 주소지들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고정된 분류와 구조는 익숙하지만 최선이 아닐 수 있으며 때로는 약점이 되기도 합니다.


JYP 엔터테인먼트는 그룹 ‘트와이스'를 기획하고 콘텐츠를 생산하며 매니징 할 때 기존의 직무 중심 구조를 넘어 팀에 필요한 모든 기능이 있는 TFT를 만들어 운영하는 실험을 했습니다.

기존의 직무 중심 구조 마케팅, 홍보, 매니지먼트, A&R로 나뉘어 관리하던 것을 통합하며 콘텐츠 제작 속도도 빨라지고 담당자와 아티스트 간의 커뮤니케이션도 개선된 결과를 만들어 냈습니다.

실제로 JPY엔터테인먼트는 2015년부터 구조 변경을 시도했고 2017년 수입은 15%, 시총은 3배 증가했습니다.

미국의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오랫동안 외과와 내과를 바탕으로 나뉘어 왔던 병원 내 조직을 과감히 혁신했습니다.


기존 시스템에서 심장학과, 신경학과, 신경외과, 신경방사선과, 혈관외과는 모두 각각 경동맥 스텐트 시술을 해왔고, 그 어느 과도 이를 포기하고 싶어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비효율과 단절이 생겨나고 어느 과로 가야할 지 모르는 환자들의 불편도 늘어났습니다.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조직 내 사일로를 인식하고, 조직을 환자 편의에 맞춰 혁신해 더 효율적이며

환자가 만족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냈습니다.


또, 블루 마운틴 헤지 펀드는 거대 은행의 사일로를 관찰한 후 정보의 병목으로 놓치고 있는 부분을 발견하고 투자해 큰 수익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사일로는 조직적 관점에서 이해하고 다뤄낼 수 있다면 조직/사회 효율성과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으나, 방치한다면 단절된 상황 속 ‘똑똑한 바보들'을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사일로, 어떻게 다뤄야 하나요?


사일로를 극복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우선, 조직 내 정보의 흐름이 원활해야 하며, 이에 유연하고 민첩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또, 정보를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공간과 시스템(성과평가 등)을 갖추는 과정도 필요하며, 이러한 과정을 중장기적으로 계획해 진행해야 합니다.


사일로를 개선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구조 변경

가장 근본적으로 사일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위의 클리블랜드 클리닉 및 JPY엔터테인먼트의 사례와 같이 기존의 분류 체계를 뒤집어 업무 효율을 높여줄 수 있는 새로운 조직 구조를 만드는 방법이 있습니다.


◆ TFT

여러 기능의 구성원이 모여 하나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관계가 형성되고 정보가 교류되며 사일로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단, 업무량이 과도할 경우 역효과가 생길 수도 있으므로 적절히 분배하여 활동해야 합니다.


◆ 공동 연수

같이 신입사원 연수에 참여한 동기들과는 다른 팀으로 흩어져도 끈끈하게 관계를 지속하고 정보를 교환하게 됩니다. 이처럼 연수 과정에서 평소 만날 접점이 없는 구성원들이 만나도록 돕고, 이들이 서로 대화할 수 있도록 과정을 구성하는 것도 다양한 구성원 간 소통 장려에 도움이 됩니다.


이 때, 개인적 관계를 쌓을 수 있는 회식 등 비공식 과정과 업무적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식적 관계를 쌓을 수 있는 참여적 과정이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 순환근무

직원들이 부서를 이동할 수 있도록 함으로서, 부서 간 소통을 증진해 프로젝트의 중복에서 오는 비효율을 낮추고 때로는 전혀 관계가 없을 것 같은 분야들의 결합으로 혁신을 이룰 수도 있습니다.

단, 빠져나간 공백을 메우기 어려울 수 있고, 잦은 순환 근무는 전문성을 쌓는데 어려움을 경험할 수 있으므로 적정 선에서 진행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해커톤

부서를 넘어 관심사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그 관심사와 관련된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모여 단기간 집중해 해결방안을 찾아냄으로 서로의 정보와 기술을 공유하고 다양한 시도들 속 혁신을 이뤄내며 부서를 넘어선 공동체 의식을 쌓을 수 있습니다.


해커톤 과정에서 잠시 동안이나마 사일로를 무너뜨리고, 부서를 넘어선 공동체 의식을 갖기 위해서는 인도 출신의 컴퓨터 엔지니어로 수많은 해커톤을 조직한 경험이 있는 페드람 키야니(Pedram Keyani)가 강조한 것처럼 그 순간이라도 계급 체계를 뛰어넘는 것이 필요합니다.


유기적으로 계급 체계를 뛰어넘은 소통을 하는 것이 어려운 조직에서는 퍼실리테이터의 도움을 받아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야 의도한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 SNS의 활용

정보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평소 편하게 정보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며, 이러한 관계를 쌓기 위해서는 때때로 개인적인 삶의 부분을 나누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 공간

조직의 투명성을 강조하고, 만나는 접촉면을 늘리는 공간의 배치는 중요합니다. 다만 업무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개인적인 공간 확보와 조직의 투명성과 소통, 접촉을 촉진하는 열린 공간을 어떤 비율로 가져갈지 고민해야 합니다. 공공장소에서 만난 이들과 작은 대화를 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한국에서는 이를 촉진할 수 있는 소품, 게시글 등의 넛지를 게시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적절한 시스템

성과평가 시스템 등 조직 내 시스템은 구성원들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시스템의 변화 없는 조직 변화는 일어나기도 지속되기도 어렵습니다.

지향하는 문화에 맞는 적절한 시스템의 개선이 함께 필요하며, 이 과정을 참여적으로 구성원과 함께 진행한다면 구성원의 새로운 시스템과 변화에의 수용도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종합해보면 조직 내 사일로의 극복은 단순히 다른 조직의 성공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에서 오는 것이 아닌, 조직 구성원들이 수직적, 수평적으로 소통하며 자신들에 맞게 스스로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 아닐까요?



참고서적

사일로 이펙트, 무엇이 우리를 눈 멀게 하는가, Gillian Tett, 도서출판 어크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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