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실리테이션은 조직문화 개선 및 조직개발의 매우 효과적인 방법론이지만 이를 조직 내에 전파하고 확산하는 데는 어려움이 많다. 조직 구성원 누군가 한 사람이 이를 배웠다고 하더라도 이를 활용하고 확산하려면 타인의 지지와 협력을 필요로 하는데 그 지지와 협력을 끌어내기 위하여 퍼실리테이션이 무엇인지 설명하는 것부터 쉽지 않은 일이다.

이 같은 어려움을 초래하는 이유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1. 퍼실리테이션의 경험이 없다.

퍼실리테이션의 경험이 없는 사람들에게 퍼실리테이션을 설명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이는 마치 먼 나라에서 보고 온 기이한 형태의 식물을 그림 없이 설명하는 상황과 비슷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렸을 적의 부모님도, 학창시절의 선생님도, 직장에서의 상사도 퍼실리테이션을 보여준 적이 없다. 지시적이고 권위적인 윗분과의 관계를 주로 맺어온 사람들에게 퍼실리테이션을 설명하기란 어렵다.

2. 설명은 증거가 아니다.

사람들은 무엇이 좋다는 설명만으로는 쉽게 설득되지 않는다. 누군가 성공한 사례가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 역시 설명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 눈으로 직접 확인 가능한 구체적인 경험이 없이 무엇이 좋다는 설명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3. 새로운 방식에는 저항이 따른다.

설사 좋다는 것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그것을 도입하려 하지 않는다. 새로운 것을 시도한다는 것은 과거의 시도가 잘못되었거나 미흡한 것이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된다. 지금까지 시도한 사람이 자신의 시도가 잘못이었다는 것이 밝혀지는 듯한 상황을 쾌히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퍼실리테이션의 효과와 가능성을 알고 이를 조직 내에 도입하려는 사람은 위의 사정을 감안한 전략적 접근을 시도해야 한다. 그 4가지 방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스스로 작은 성공을 만든다.

퍼실리테이션의 가능성과 효과성을 알았다고 하더라도 당장 모든 영역에서 성공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평소와 다름없이 일을 하되 아주 작은 영역에서 조금씩 퍼실리테이션을 적용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약간의 시도가 성공하면, 조금 더 시도를 할 수 있고, 이러한 작은 성공이 누적되면 어느 덧 더 큰 성공을 만들 수 있게 되고 비로소 조직 내에서 지지를 얻게 되는 순간이 찾아온다.

2. 타인의 성공사례를 소개한다.

타인의 성공사례를 소개하는 것은 자신이 직접 성공한 사례를 보여주는 것에 비하여 영향력이 낮다. 그러나 자신이 직접 성공사례를 만들지 못한 상황에서는 차선책으로 시도해 볼 수 있는 방법이다. 우리나라 기업에 도입한 많은 경영기법들이 일본이나 서양에서 성공사례를 참고하여 시도한 것들이 많다고 할 수 있다. 퍼실리테이션의 성공사례도 찾아보면 많이 있다.

3. 전문 퍼실리테이터와의 면담을 주선한다.

스스로의 설명이 어렵고, 마땅한 성공사례를 소개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전문 퍼실리테이터와의 만남을 주선하는 방법이 있다. 전문 퍼실리테이터는 퍼실리테이션을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이 많은 사람이므로 그 성공과정에 대하여 실감나고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다. 그리고 복잡한 개념을 알기쉽게 설명하는 능력도 뛰어날 것이다.

4. 퍼실리테이션 관련 서적을 추천한다.

가장 효력이 약할 수는 있지만, 가장 쉽고 값싸게 시도할 수 있는 방법이다. 퍼실리테이션과 조직개발의 방법론에 대하여 잘 정리하고 설명하고 있는 책을 추천하거나 선물하는 것으로 퍼실리테이션의 이해를 어느 정도 높일 수 있다.

퍼실리테이션만으로 조직개발이 당장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퍼실리테이션은 조직개발의 성공에 필수적인 방법론이다. 즉 충분조건은 아니지만 필요조건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조직 내에 체계적인 퍼실리테이터 양성 계획을 수립하고 그 양성된 퍼실리테이터를 근간으로 조직개발의 여러 방법론을 적용해간다면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높은 조직개발의 성과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의 출발로써 위 4가지 방법론 중 한두 가지를 결합하여 적용해본다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