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심리적 안전감 Psychological safety
2022-03-11심리적 안전감, 「Frazier M Lance,Fainshmidt Stav,Klinger Ryan L ,Pezeshkan Amir,Vracheva Veselina. "Psychological safety: a meta‐analytic review and extension" Personnel psychology : 113-165.」을 바탕으로.
매년 여름 프리미어리그에는 천문학적인 이적료와 함께 스타 선수들이 새로운 팀을 찾아 옮긴다. 팬과 구단은 비싼 이적료만큼이나 큰 기대를 가지고 선수들을 반긴다. 하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짧으면 초반에 몇 경기, 길게는 아예 적응을 하지 못해서 떠나기도 한다.
우리나라 대표팀 캡틴 손흥민도 이적 첫 해는 적응을 하지 못해서 독일로 돌아가려고 했지만 감독이 설득해서 남았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가장 최근 사례로는 잭 그릴리쉬가 1600억원의 이적료로 맨체스터 시티로 왔지만 미미한 활약으로 놀림거리가 되고 있다.
분명히 잘해서 데려왔는데 왜 한 순간 못하게 되는 것일까? 물론 전술적인 문제, 선수 개개인의 몸 상태 등 다양한 요인이 있을 수 있고, 그 요인들의 합으로 복합적인 요인의 영향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중 가장 큰 요인은 심리적 안전감이라고 할 수 있다.
kahn은 심리적 안전감을 나의 일터는 인간관계에서 위험이 없이 안전하다는 믿음이라고 정의했다.(Edmondson,1999; kahn,1990)
즉, 선수가 이적을 했을 때 내가 이 팀에서 실수를 하더라도 비난받지 않고 안전하다는 믿음을 가지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팀에 새로운 선수가 오면, 실력으로 그 사람을 평가하게 된다. 특히 프로의 세계에서는 더 하다. 실력이 있으면 함부로 무시하지 못하고 실수를 해도 한 번 더 참아주게 된다. 하지만 반대로 실력이 자신들보다 없다고 판단하면 은연 중에 무시를 하게 되고 실수 한 번에 각박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 온 선수들은 초반에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야 하는 부담감이 생길 수 밖에 없다.
회사에서도, 사회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첫인상이 중요하다 라는 말이 있듯이 초반 이미지가 실수하는 사람으로 굳어지면 낙인 이론 효과처럼 계속 실수를 하게 될 수 있다. 여기서도 심리적 안전감이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내가 안전감을 느끼지 못해서 불안하고, 불안하니까 실수하고 악순환의 연속이다.
그렇다면 심리적 안전감을 어떻게 하면 만들 수 있을까. "Psychological safety: a meta‐analytic review and extension" Personnel psychology 논문에 따르면 심리적 안전감에 영향을 주는 것은 4가지가 있다.
1. 능동적인 성격, 정서적 안정성, 경험에 대한 개방성, 학습 지향성
2. 긍정적 리더 관계(좋은 리더)
3. 직무설계의 특성으로서 자율성, 상호의존성, 역할 명확성
4. 지원적 업무 환경( 구성원의 지원, 팀 돌봄, 구성원 간의 신뢰)
‘잘되는 집은 뭘 해도 된다’라는 말이 괜히 생긴 말이 아닌 것 같다. 잘 되면 조직의 분위기가 좋아지고, 분위기가 좋으면 자연스럽게 심리적 안전감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여기에는 능동적인 성격인 조직원들이 중요하다. 능동적인 구성원이 많을수록 심리적 안전감을 느낄 확률이 높다는 얘기인데, 선수 영입에서도 고민해야 할 포인트일 수 있다. 또한 리더의 중요성도 알 수 있다. 첼시의 존 테리, 레알 마드리드의 라모스, 맨유의 로이 킨 등 위대한 팀에는 항상 위대한 리더가 있었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리더의 역량에 따라 심리적 안전감을 얻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얻게 된 심리적 안전감의 효과는 무엇일까.
논문에는 다음과 같이 나와 있다.
1. 직무 열의에 긍정적인 효과를 줌
2. 실수나 시도의 부정적 결과를 최소화 해줌
3. 팀이나 조직이 잘 작동하도록 원래 정해진 역할 이외로 하는 행동이 향상됨
4. 업무에서 몰입과 만족을 줌
이렇듯 심리적 안전감은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심리적 안전감은 조직에서 구성원이 적응하고, 성과를 내는데 굉장히 중요한 요소이다.
축구팀뿐만 아니라 회사에서도 똑같이 적용 가능하다.
보다 전략적으로 심리적 안전감이 있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능동적인 구성원에 투자해야 한다. 능동적인 사람이 심리적 안전감 있는 분위기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때문에 능동적인 사람의 선발을 위한 도구를 개발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에 MBTI 성향에 따라 취업을 제한한 사건이 있었다. 하지만 MBTI같은 자기보고식 도구보다는, 능동적 성격을 확인할 수 있는 면접을 통한 선발을 지향해야 한다.
또한 추가적으로, 팀워크를 향상 시킬 수 있는 역량 교육이나, 팀원들끼리 교류하는 시간을 많이 만드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렇게 한다면 직원이나, 팀원들의 상호 의존성이 향상 될 수 있고, 심리적 안전감을 형성시킬 수 있을 것이다. 축구선수들이 훈련만 하고 딱 집에 가는 것보다 인간적으로 친밀해지면 더 좋은 퍼포먼스를 내는 것처럼 말이다.
물론, 심리적 안전감이 너무 높아져 긴장을 풀게 되는 모습은 지양해야 한다. 프로팀에서도 정말 원클럽맨으로 헌신하는 선수도 있지만, 한 곳에 오래있다보면, 긴장도 풀리고 동기부여도 잃게 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디팬딩 챔피언의 경우 다음 시즌 작년만큼의 결과를 못 보여주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떄문에 명장들은 끊임없이 동기부여를 주고 내부 경쟁을 통해서 팀을 끌어간다. 같은 맥락으로 회사에서도 너무 긴장이 풀리지 않게 도와주면서 적당한 심리적 안전감을 가질 수 있게 해준다면 더 좋은 조직 문화를, 심리적 안전감이 있는 조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어디서나 중용의 길은 중요하기에.